■ 방송일시: 2021년 7월 2일 (금) 밤 10시 50분 (KBS 1TV)
대한민국 지방의회가 30주년을 맞이했다.
서른 살, 청년의 나이에 접어든 지방의회는 그동안 어떤 활약을 펼쳐 왔을까?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 발전하게 될까?
KBS 다큐온에서 만나본 지방의회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청년연구회라는 소모임을 만들어, 오랜 시간 동안 지역청년들과 간담회를 열고 취업면접을 위한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한 경상남도 의회가 있는가하면,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소득보전을 위해서 ‘국산 김치소비 장려운동’이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전라남도 의회도 있었다. 또 의원들 적극적인 의회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의원들의 출석률을 홈페이지에 전체 공개한 고양시의회도 있었다.
그간 논란이 되어온 지방의회의 고질적인 문제에도 주목한다.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진 지방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지방의원들의 부족한 전문성은 어떻게 보충하면 좋을지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해본다.
우리보다 앞서 지방의회가 정착된 선진국들도 방문해 본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주민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의회정보를 공개하고,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일본의 토리데시 의회와, ‘생활이 곧 정치고 정치가 곧 생활’이라는 모토로 전 시민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만들어가는 스위스 아펜젤 시를 찾아가 본다.
▪ 평일에는 시의원! 주말에는 택시기사!
서정호 의원이 택시를 모는 이유는?
인천광역시 서정호 의원에게는 비밀이 있다. 바로 비회기 기간 주말에는 택시운전사로 변신한다는 것! 바쁜 일정 중에 서정호 의원이 굳이 택시운전사를 자처하는 이유는 손님들로부터 다양한 ‘인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과밀문제부터 시작해서, 자영업자의 고충 등, 원도심과 구도심의 학력차 등... 택시운전을 통해 인천 시에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알게 됐다는 서정호 의원. 그리고 이렇게 알게 된 인천시의 문제들은 의정활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얼마 전 서정호 의원은 인천시에 불거진 문제를 하나 알게 됐다. 새로 생긴 송도국제도시 학생들 중 많은 수가, 멀리 떨어진 학교에 통학하고 있었다. 이에 서정호 의원은 직접 등하교 체험에 나서보기로 한다.
신도시 밖에 있는 고등학교에 등교할 경우 하루 총 몇 시간을 쓰게 될까? 직접 등하굣길을 체험해본 서정호 의원은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의 부족한 학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경산시 민원해결사 엄정애 의원,
주민들과 함께 도서관을 건립하다!
경상북도 경산시에는 앞장서서 민원을 해결해주는 소문난 민원해결사가 있다. 바로 엄정애 시의원이다. 거리를 새롭게 정비하는 일부터 안전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까지.. 엄정애 의원은 본인에게 들어온 모든 민원은 최선을 다해 처리한다고 한다.
“학교 회장이나 마을 이장같이 지역 곳곳의 문제 해결사가 되고 싶다”
- 엄정애 경산시 시의원
11년째 경산시 의원으로 활동 중인 엄정애 의원이 처리한 가장 큰 민원은 바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경산시립장산도서관을 설립한 일이다. 시민 5000여 명의 마음을 모아 서명을 진행하고 계획안을 올렸지만 의회에서는 번번이 부결되고 만다. 2017년 도서관 운동을 시작한지 6년 만에 장산시립경산도서관이 들어서게 된다.
엄정애 의원과 도서관설립위원회의 주민들은 어떤 방법으로 도서관 건립을 통과시킬 수 있었을까? 그리고 주민들의 마음을 담아 설립된 도서관은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박현철 의원, 대기업으로부터 주민 혈세를 되찾아오다!
2019년 박현철 구의원은 제출된 공시지가를 보고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 그해 부산 부전동의 공시지가가 평균 25%가 상승했는데, 모 대기업의 부지는 겨우 8.3% 상승했기 때문이다. 제출된 공시지가에 의구심을 품은 박현철 의원은 부산진구 의회와 함께 계속 문제를 제기한다. 부산진구 구의회는 이미 통과 돼버린 공시지가를 바로잡고, 대기업으로부터 추가로 세금을 받아 낼 수 있었을까?
▪지방의회에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더하다! 화성시 시민모니터링단 출범
‘지방자치의 완성’을 위해선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6월 화성 시에서는 화성 시민 모니터링단 발대식이 열렸다. 시민들이 모여 시의회의 정례회를 모니터하고 의회가 제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의회를 향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면서 한 편으론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멈추지 않는 것. 건강한 지방의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다.
대한민국 지방의회는 어느덧 우리와 30여년의 세월을 함께 했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기초 다지기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30년은 이 토대를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성시켜야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지방의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주 KBS 다큐 온에서는 지난 30년간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어왔던 지방의회의 30년 역사를 뒤돌아보고,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지방의회가 가야 할 길을 모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