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정부 때 국책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가 조작됐다는 감사원 발표가 나오면서,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기관별로 통계가 제각각인 이유를 윤해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전용면적 84㎡ 매매 시세 하한 평균은 국책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17억 6천만 원.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은 19억 원으로, 같은 집인데도 1억 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주변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 몇 곳을 비교해봤더니, 적게는 5천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도 차이가 났습니다.
부동산원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올해 6월 말부터 반등했다고 발표했지만, KB는 8월에서야 상승 전환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시차가 거의 두 달 가까이 벌어진 겁니다.
진단이 아예 상반되기도 합니다.
올해 6∼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지수 변동률을 보면, KB는 하락한 반면 부동산원은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기관마다 통계가 제각각 이유는 표본 수와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KB의 조사 표본 수는 전국 아파트 6만 2천여 가구로, 부동산원보다 두 배 더 많습니다.
조사 방식도 KB는 중개업소가 직접 가격을 적고, 부동산원은 조사원이 개별 가격을 조사해 적정가를 산출합니다.
두 기관 모두 표본 실거래가가 없으면 주변 아파트 거래나 호가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거나 주관이 개입할 수 있습니다.
또 조사 기간이 짧은 주간 통계 발표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창무 /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주간 조사를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의문이 분명히 생기는 상황이 된 것이라서 내부적으로 활용하겠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외부에 공표하는 건 지양해야 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원의 집값 통계가 조작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통계 신뢰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 우리 내부의 뼈아픈 진단을 해서 방향을 잡고 필요하면 공론화를 거쳐서 (보완 방안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가격 지수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영상편집: 김희정
그래픽: 홍명희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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