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며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한 47년 전 육성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1970년대 우리 정부가 독재 유지를 위해 남북대결을 악용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고 앞서가는 주장이었습니다.
보도에 채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압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3월, 재일교포 민주화 운동가를 대상으로 한 연설입니다.
남북이 서로 전쟁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김대중 / 전 대통령 (1973년 3월 연설 육성) : 평화적 공존. 무엇보다도 일단 우리가 절대 전쟁하지 않고 서로 죽이지 않고 우리가 같이 공존하는 이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한 UN 동시가입을 제시했습니다.
[김대중 / 전 대통령 (1973년 3월 연설 육성) : 동시에 다 남북이 UN에 가입해야 한다 이겁니다. 이북도 일본 동경에다, 미국 워싱턴에다 대사관 놔라 이거에요. 우리도 모스크바나 북경에다 대사관 놔..]
아울러 외교를 통해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으로부터 안전보장 약속도 받아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대중 / 전 대통령 (1973년 3월 연설 육성) : 우리도 어느 한 나라에 의해서 이용당하거나 더 훼방을 주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특권을 주지 않을테니까 너희들도 우리를 건들지 마라. 이것을 국제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이것이 외교 기술이고...]
이런 기반 위에서 단계적 통일을 추진하자고 역설했습니다.
[김대중 / 전 대통령 (1973년 3월 연설 육성) : 제가 이미 3단계 통일론을 발표했습니다. 1단계는 남북이 평화적 공존을 해야 하고, 제2단계는 이와 병행해서 남북의 교류를 확대시켜 나가야 됩니다.]
이 '3단계 통일론'은 당시 '반공이 국시' 였던 시절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평화구상으로 2000년 6.15공동선언의 토대가 됐습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담긴 이번 연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