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지만,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더욱 엄혹했던 20년 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가시밭길 같은 남북관계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기회는 꼭 다시 온다는 게 원로들의 공통된 시각이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임동원 /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장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넨 첫 인사의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평양에 오셨습니다. 전방에선 군인들이 총부리를 맞대고 방아쇠만 당기면 총알이 날아갈 판인데….']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장이자 대북 특사였던 임동원 전 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만남은 그야말로 모험이었다고 정의합니다.
[임동원 /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장 : 그렇다고 사전에 무슨 성과가 있으리라는 보장도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적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심장부에 찾아가는 모험을 단행한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북한은 김일성 사망과 자연재해 등으로 경제난이 심각했고, 우리도 IMF 사태를 채 극복하지 않은 데다 햇볕정책에 대한 정치적 동력도 미미한 때였습니다.
[김형기 /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정책실장 : 대단한 어려움이 많았고 더구나 진행 과정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헌법상으론 북한 정상이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기 때문에 김영남만 만나고 가라, 이게 정상회담이다, 하는 식으로 끝까지 버티고….]
숱한 고비 끝에 탄생한 6·15 공동선언은 새로운 세기, 남북관계의 큰 획으로 남았습니다.
[임동원 /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장 : 평화통일이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먼 훗날 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렇게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구나….]
최근의 상황은 안타깝게도 2018년 이전을 방불케 하지만 원로들은 좀 더